멀티채널 시스템까지 겨냥한 라인업 여로 모로 기존 NT 시리즈보다 우수

시그너처 시리즈로 최상위 클래스 라인업을 재정비한 B&W 사가 드디어 자사의 중급 제품군을 손 보기 시작했다. 노틸러스 테크놀러지(Notilus Technology)를 메인으로 하는 CDM, CDM-SE, CDM-NT 시 리즈로의 변신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700라인업이 바로 그것이다. 워낙 인기를 모았던 그레이드인 만큼 일각 에서는 이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단순히 NT를 중심으로 하는 개량기종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소위 미 드필더를 강화하기 위한 신종의 출현으로 봐야 하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은 듯싶다.

최근 클 라세를 인수합병한 B&W 사만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브랜드는 없을 듯 싶은데, 자의든 타의든 700 시리즈는 800 시리즈의 계통을 이는 새로운 계보로 ‘단순히 NT의 변신은 아니다’ 라는것이 현재까지의 중평 이다. 이는 700 시리즈의 등장이 NT 시리즈의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 NT의 라인업 상위에 700 시리즈가 있는 현재의 라인업 체제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B&W의 전 통적인 레벨링 방식이 프레스티지(Prestige) 등급을 제외하곤 숫자 표기방식을 지향하고 있고, 최고 기종으 로 800과 700이 안착한 만큼 스탠더드 기종인 NT, CM, 600 시리즈가 ‘어떠한 방식이든 새롭게 재편될 것이 아니냐’ 라는 예상도 하고 있다. 여하간 NT 시리즈만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종도 드문 편이었기 때문인 지는 몰라도 700 시리즈의 등장이 적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듯싶다.

플로워 스탠드 방식의 703과 704를 선두로 북셀프 타입인 705, 센터채널 전용 기종인 HTM7, 모 노폴과 바이폴라 방식을 동시에 적용한 DS7 서라운드 스피커, 그리고 서브우퍼 ASW700·750으로 구성된 700 시리즈는 스테레오 채널에서 멀티채널까지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풀 라인업 체제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본 리뷰 기종인 704는 플래그쉽 703의 동생격으로 저역 유닛이 하나 덜 장착됐고, 인클 로저는 5cm 정도 작다. 구체적으로, 704는 2.5cm 알로이 돔 트위터와 16.25cm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유닛 을 한개씩 탑재한 3웨이 방식으로, 40Hz~25kHz의 재생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박스를 개봉하고 실물을 대 한 첫 느낌은, 확실히 이제는 하위 라인업이 되어 버린 NT 시리즈보다는 세련된 인상이다. 마치 NT가 순박 한 시골 처녀의 모습이라면, 704는 도심의 캐리어 우먼과 같다고나 할까.

전면 배플에서 측면과 후면까지 이어지는 인클로저가 미려한 곡선으로 초리됐고, 전면의 폭이 후면보다 약간 큰 형태로 볼륨이 강 조된 듯한 느낌이다. 특히 트위터 유닛 부위는, 보닛 위에 앰블럼을 올려놓은 듯한 모습의 NT 시리즈와 달 리 만곡 형태의 그릴의 일부를 상단 부위에 넣어 좀더 스포티하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전체적인 색상의 질감도 NT 시리즈에서 보여준 약간 광택이 내비치는 분위기보다는 오크 자체의 질감을 중시하는 차분한 느 낌으로, 현대적이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

700 시리즈의 마감은 크레 라이 트체리, 체리, 레드체리의 세 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는데,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체리 색상이 가장 무난 할 듯 보인다. 국내에는 체리와 레드체리, 두가지 색상의 인클로저만 수입된다는 후문이다.

자연스럽고 섬세함 돋보이는 음질 전체적인 밸런스 중시한 음색 매력

외관은 그렇다 치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성능! 세련된 외모만큼이나 그 내실 역시 범상치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기존 NT 시리즈가 상당히 출중한 성능으로 필드의 인정을 받았기에 그 기대감 역시 적 지 않았다. 우선 스피커의 위치를 잡고, 필자의 레퍼런스 소스를 재생했다. 딕하이먼의 「The Swing is here」중 15번 트랙은 밑으로 가라앉은 콘트라베이스의 저역이 자칫 부풀려지기 쉽고, 이로 인해 중고역이 묻혀 버리기 쉬운 소스이다. 첫 음이 터지면서 곧바로 느껴지는 인상은, 저역의 단정함이다.

저역 의 윤곽이 분명하고 적절하게 잘 갈무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이전에 자주 접했던 NT 시리즈에 비해 확실 히 밸런스가 더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고역은, 질감과 디테일이 살아나면 역으로 스트레스한 피치감을 야기 할 가능성이 농후한 편인데, 해상력이 우수하면서도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음이다.

소스를 바꾸어 아이지 오(Eiji Oue)의 클래식 음반들을 청취해 보았다. 전체적인 스케일의 균형감이 뛰어난 음을 들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NT 시리즈와 동일한 유닛을 탑재, ‘그 성향의 차이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 나’ 라는 필자의 예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결과로, B&W 사가 호언장담했듯이 700 시리즈를 NT의 단순한 개량형 기종으로 보기에는 하위 라인업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부담 없이 즐겨 청취하는 소스 중, 오랜만에 조수미의 곡을 선택해 보았다.

대하드라마 「명성왕후」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중 메인 테마로 널리 알려진 <나 가거든>. 클라이맥스로 올라가기 직전에서 들려오는 조수 미의 호흡이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온다.
전체적으로 풍만하면서도 명료한 중역으로 한동안 필자가 사용 한 600 시리즈이나 NT 시리즈보다 더 세련되면서도 부드러운 재생음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고역의 피캉한 맛이 다소 갈무리됐다는 느낌 정도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중시한 성향 탓인지는 모르겠 다.

오디오와 그 재생음의 성향이라는 것이 워낙이 변수에 민감하고, 기준을 찾기가 어렵지만, 필 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돈된 저역과 부담 없는 고역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동(銅) 재질의 케이블을 사 용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한편 밝고 직진성향의 고역을 중시한다면, 동선보다는 은과 동 계통의 재질이 혼합 된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NT와 700 시리즈를 사용하거나, 혹은 NT와 700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일청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