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부드러움을 갖춘 개성 있는 음색
최근 수입되는 앰프들을 눈여겨보면 과거에 비해 여러 모로 합리적인기기들의 선전이 주목된다. 이중 영국 아
캄(Arcam)의 디바(Diva) 시리즈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의 합리성으로 인해, 이미 전 세계에서 나름대로의 위치
를 갖고 있는 인티 앰프 제품군이다.
디바 시리즈는 A65, A75, A85의 제품 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A65는 시리즈의 막내격인 제품이다. 특히,
이번 소개하고 있는 A65 Plus는 기존 A65의 BFA(British Federation of Audio) 방식 플러그를 일반 바나나 방
식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편적인 호환성에 조금 더 신경을 쓴 제품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무광택 은색
으로 처리된 날렵한 바디는 단정하면서도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리모콘으로 조절되는 볼륨과 입력 셀렉터
는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조작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 Bass/Treble의 톤 컨트롤러를 지원하면서도 직접 연
결할 수 있는 다이렉트 스위치까지 전면에 포함시켜, 기능과 음질 지향이라는 점을 모두수용하고 있는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파워 On/Off를 리모콘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아울러 A/B 두개의 스피
커 연결단자를 지원해 바이와이어링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문기이면서도 아날로그를 위
한 포노단자를 지원하는 것도 이 앰프가 지닌 합리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내부 역시 외부와 마찬가지
로 비교적 간결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전원부에는 35OVA급 토로이달 트랜스를 장착해 안정적인 전
원을 공급한다. '디바' 는 오페라 등의 가극에서 프리마돈나를 일컫는 말이다. 이보다 더 이 제품의 성향을 잘
드러내는 단어가 있을까? 결과론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제품명이 제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담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제품이 의도대로 만들어졌다는 반증인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는 전형적인 영국 앰프의 부드러움
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힘보다는 '감각적인 부드러움'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스포트라이트
를 받는 디바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필자가 약 6개월 간 사용해본 A75나
상급기인 A85도 한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A65의 경우는 전체적인 구동력이 상위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며, 이에 저역에 있어서는 약점이 눈에 띈다.
필자가 자주 듣는 앨범인 야신타의 고엽을 들어보니, 전체적으로 고역에서의 특유한 부드러움과 적당한 밀도
감 있는 스테이징을 만들어 준다. 특히 끝이 흩어지지 않는 고역의 단정함은 피아노나 비이올린의 단정한 울림
을 만들어 주었다. 아울러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앨범인 노라존스의 'Come Away with Me' 앨범에 수록
된 'On Flight Down'을 청취해 보았을 때는 낮은 피아노의 깊이감을 재생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
았으나, 노라 존스의 감촉 있는 목소리를 표현하는 모습에서는 다른 앰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러움과 촉촉
한 스테이징이 적당히 형성되어 청취자로 하여금 색다른 맛에 빠져들게 했다.
전체적으로 평가해 볼 때, 본 앰프는 저역 구동력에서는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중역과 고역에서 현
대적인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을 가진 특징 있는 음을 가지고 있어 음악에 새롭게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다. 이런 점에서 한 번쯤 들어볼 만한 소릴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최근 경향에 부합되는 디자인과 합리
적인 기능성, 그리고 쉽게 접근해볼 수 있는 가격이야말로 본기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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