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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B 프런트 스피커 IMAGE 6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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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 게재되는 신제품 시청 리포트를 정독하는 독자라면 지난 38호부터 47호에 이르기까지 이 난에 꾸준히 고정 손님으로 등장하는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으리라. 필자도 독자의 입장에서 이 시청평들을 정독하는 편이지만, 가격이나 사진에 난 모습만으로 볼 때는 PSB의 제품들에서 그리 깊은 인상은 받지 못했다. 아니 매호 끈질기게 등장하니 호기심보다는 질리고 식상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PSB의 2B란 북셸프형의 시청평을 의뢰받게 되었다.
선입견 탓일까. 외모부터도 싸구려로 보였다. 별 기대 없이 의무적으로 시청에 임했는데 소리를 듣는 순간, 깜짝 놀라 자리를 고쳐 앉게 되었다. 소형기답지 않게 풍성하고 호방하면서도 전혀 거친 느낌이 들지 않는 포근한 소리 때문이었다.
PSB의 사운드는 현대 스피커의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먼 편이다. 면도날처럼 예리하고 분석적이며, 지나치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그런 맥락의 소리와는 좀 다른 경향이기 때문이다. 그저 자연스럽고 듣기 편한 소리로 그런 점에서 필자는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여러 앰프에 물려가며 시청했는데 어느 앰프에 물려도 이런 특징과 장점은 잘 살아났던 것이다.
이런 인상 때문에 '이해의 오디오 베스트 10' 노미네이트 제품으로 PSB의 스피커를 우선적으로 추천하게 되었다. 그것도 구체적인 기종을 지정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이유는 워낙 소개된 제품이 많아서 특정 모델을 지정할 경우,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해서였다. 또 이왕이면 이번 기회에 PSB의 기함격인 '스테이터스' 시리즈 골드 i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기도 했다(톱 모델이라고 해보았자 웬만한 중급기 가격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의외로 본제품이 '베스트바이 10'에 노미네이트되었던 것이다.
금년도 '이해의 오디오 베스트 10'에는 스피커 분야에서 뛰어난 제품들이 많이 출품되었다. 특히 '베스트바이 10'에는 우수한 스피커들이 너무 많아서 선정 작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심사는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부터 진행되었다. 본 제품의 차례가 돌아와 시청한 소감은 '아, 가격에 비해 참으로 괜찮은 소리로구나'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고가의 스피커로 옮겨가면서 시청을 할수록 새삼스럽게 이 스피커의 진가를 깨닫게 되었다. 모든 평자 선생님들의 견해도 같은 것이어서 이 스피커는 칭찬과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나중에는 시험삼아 물경 8천만원대의 앰프에 물려서 들어보기도 했는데 눈 가리고 들었다면 이런 비현실적인 조합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궁합이 잘 맞는 당당한 소리였던 것이다.
폴 바튼은 캐나다의 KAIST격인 NRC(국립연구원)를 적극 활용하여 값싸면서도 우수한 스피커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NRC의 최첨단 음향실험 장비와 각종 계측기, 음향시설을 이용해서, R&D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세계 최대 산림대국인 캐나다의 값싼 목재로 인클로저를 만들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데뷔작으로 발표된 스피커는 인접 국가인 미국에 진출해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현재도 미국의 오디오 잡지에서는 저가 제품 중 매년 A등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아 PSB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 메이커의 스펙에 대한 정직성이다. 일례로 PSB 스피커의 소리를 들어보면 메이커에서 밝히고 있는 저음의 한계보다 실제 느끼는 청감상 저음이 훨씬 내려간다는 점이다. 또 이례적으로 저역으로 내려갈 때의 최소 임피던스까지도 밝히고 있어 호감이 갔다. 필자는 이 스피커의 소리를 들으면서 의아하게 느끼는 점이 있다. 그것은 이 스피커의 소리 경향이 동양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취향에 잘 맞게 튜닝되어 있음에도 차가운 소리와 예리하고 분석적이며 음장형의 소리를 좋아하는 미국에서 어떻게 베스트바이에 뽑힐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좌우간 미국에서는 AV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피커에 속한다고 한다. 하지만 PSB 제품들은 순수 음악 감상용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물론 이 스피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음악성이 더 뛰어난 스피커란 느낌을 이번 심사를 통해서도 확인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최상의 실력을 구비한,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적수가 없는 스피커란 이유 때문에 주저 없이 추천하는 바이다.
[ 스테레오 뮤직 61호 글 발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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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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